갈수록 어려운 'H-1B 비자'…승인율 급감
지난해 승인 85% 불과
2015년 비해 11%p 하락
올해 거절 건수 더 늘어
미국 노동시장 보호를 위해 외국 인력의 유입을 제한하면서 해외 전문직 종사자에게 발급하는 'H-1B' 비자 승인율이 3년 새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H-1B는 주로 기술과 의료, 교육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학사 학위 이상의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AP통신 등이 이민서비스국(USCIS) 자료를 인용 보도한 것에 따르면 2015회계연도의 H-1B 비자 승인율은 96%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85%로 뚝 떨어졌다.
H-1B 비자 발급을 거절한 건수도 크게 늘어 2018회계연도의 거절 건수는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6만1000 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9회계연도 1분기 H-1B 발급 거절 건수는 2만5000 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50% 증가했기 때문이다.
H-1B 비자 신청 시 요구하는 자료 역시 늘어났다.
이른바 'RFE'(Request for Evidence)로 알려진 증거 자료 요구를 받으면 해외 인력을 고용하려는 고용주 들은 기존보다 더 많은 비자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지난해 H-1B 비자 신청자 가운데 정부가 RFE를 요구한 건 15만 건으로, 전년의 8만6000건 보다 75%나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인 고용을 우선시하면서 두드러졌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인 2016년 이민 제한 캠페인을 벌이고, 임기 초기 USCIS를 총괄하는 국토안보부에 H-1B 비자 정책을 강화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제시카 콜린스 USCIS 대변인은 "USCIS는 미국의 노동자를 보호하고, 자격 미달자(frivolous)의 비자 신청을 줄이는 한편, 비자 신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련의 개혁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민 관련 변호사들은 USCIS가 합법적인 비자 신청도 거절하고 있으며, 법과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몇몇 기업들은 USCIS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네소타 소재 기업인 '엔트그리 프로페셔널 솔루션스'는 USCIS가 자사 직원의 H-1B 비자 신청을 거부했다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냈고, 결국 USCIS는 이달 해당 직원의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